행복한여행 은빛 억새가 손짓하는 민둥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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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여행객의 눈을 매혹시킨다면, 억새는 은빛, 금빛으로 잔잔하게 일렁이면서 평온함과 고요한 순간을 선물한다.
민둥산은 산 전체가 둥그스름하게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하며
해발 1,118m로 20만 평가량이 억새꽃으로 덮여 있어 그 모습이 장관이다.
가족과 함께 민둥산으로 떠나 주말을 힐링하고 돌아와 보자.
| 요동치는 은빛물결 따라 산행해 볼까
이제 남들과 똑같이 보내는 하루는 식상하다. 하지만 남들 다 가는 계절 놀이에 빠지는 것도 왠지 배가 아프다. 가을 하면 단풍놀이만 떠올리기 쉽지만 산 전체에 은빛 가루를 뿌려놓은 듯 그 물결이 휘몰아치는 억새도 잊지 말자.
정선군 남면에 자리한 민둥산은 이름처럼 산머리가 밋밋하고 나무가 거의 없다. 그런데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 중 하나로 가을에서 초겨울 전까지 완만한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억새꽃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특히 저물어 가는 해를 배경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억새 물결은 신비스럽다.
민둥산 높이는 1,117m로, 산의 이름처럼 정상에는 나무가 없고, 드넓은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밭이다. 능선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기까지 30여 분은 억새밭을 헤쳐 가야 할 정도이다.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억새에 얽힌 일화도 있다.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 산을 헤맸는데, 이후 나무가 자라지 않고 참억새만 났다고 전한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며, 해마다 10월 중순에 억새제가 개최된다. 산자락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산행은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한다. 참, 등산 기점이 증산초등학교는 해발 645m의 고지대지만 경사가 완만해서 가족 산행도 무리없다. 게다가 증산역이 있어서 기차 여행도 할 수 있으니 낭만도 두 배다.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에 이른 다음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억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발구덕에서 20여 분 정도 오르면 정상 바로 밑에 나무데크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등산객들은 땅바닥에 떨어진 산사춘 열매를 줍기도 하고 등산로를 벗어난 억새군락지와 마주하여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이 산의 이름이 왜 민둥산인지 그제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나무가 없이 민둥민둥한 살결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민둥산은 화전민의 흔적이다. 산나물 채취를 위해서 매년 산 정상을 태웠던 그 옛날, 화전이 금지되고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나무 대신 억새가 무성하게 자리잡았다.
| 아름답더라, 억새꽃밭!
민둥민둥해서 민둥산이라 한다지만 그 이름과는 달리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억새는 물론이고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함백산과 지장산, 가리왕산과 백운산, 노추산, 태백산까지, 동서남북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명산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석회암지대인 민둥산에 비가 내리면서 석회암 토지의 표면이 움푹 파인 돌리네 지형이 바로 그것이다. 돌리네는 한마디로 싱크홀이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지금은 푹 꺼진 채로 밭으로 경작이 되고 있는데 민둥산 정상에서 보면 산봉우리가 오목하게 꺼진 것도 보여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전망대를 기준으로 해서 시계방향이나 그 반대방향으로 올라 한 바퀴 돌아올 수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완만한 산행이라 그리 어렵지 않다. 이곳에서 주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다시 발구덕마을을 거쳐 증산마을로 하산한다. 약 9km, 4시간이 소요되는 짧진 않은 거리인데도 산세가 운치가 있어서 즐겁게 오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자동차)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로 12 증산초등학교
(대중교통) 정선시외버스터미널(033-563-9265)에서 민둥산역행 시내버스 승차
(약 40분 소요, 하루 7회 운행 혹은 민둥산역행 무궁화호 승차)
